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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페이스북 게시글에 대한 회신

 

홍 대표께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더군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까 싶기도 했는데, ‘점거’니 ‘감금’이니 하는 자극적인 단어를 고르신 걸 보니 소속된 단체의 일원으로서 입장을 남기는 것이 도리다 싶어 적습니다.

 

1. 홍 대표님, 민주노총전북본부 임원들이 대표님과 일행들을 감금했다고 하셨습니다. 최저임금법 개악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임원, 조합원들을 졸지에 감금, 폭력배로 만들어버리시는군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바로 또 '품위'를 운운하시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셀프 감금'이라고 들어보셨나 모르겠습니다. 5년 전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스스로 문을 걸어 잠궈놓고 사람들을 피하던 국정원 직원이 자신은 감금당했던 거라고 말했었죠. 홍 대표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더랬습니다. 홍 대표를 찾아온 국민을 만나지 않으려고 경호원, 사복경찰을 동원해 복도와 출구를 가로막은 덕에 '셀프 감금'되신 것이죠.

 

참 격세지감입니다. 5년 전에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하던 이야기를 지금은 집권여당 원내대표께서 하고 있다니 말입니다.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모양입니다.

 

2. "사실과 다른 주장에 그 당시를 설명했던 말꼬투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는 민주노총이 ... 투쟁해서 잡은, 우리가 만든 정권"이라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말씀이시죠? 다시 말하면, "문재인 정부는 민주노총이 만든 정권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겁니다. 그 뒤에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한 말씀이 있어 보이는데, "너희가 무슨 자격으로 문재인 정부에게 큰 소리 치느냐?", 맞게 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도가 아니라면 문재인 정부를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해 정정하려 그리 노력하셨던걸까요. 이게 어떻게 꼬투리 잡기라는 것인지, 참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민주노총이 하지 못한 일을 1년 만에 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10년 전에 하시지 왜 그 때는 못하다가 이제서야 하셨습니까?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쉬지 않고 맞서 싸워, 권력에 균열을 내고 결국 탄핵까지 몰고 간 것은 누구의 힘이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께서 촛불에 빚지고 있다 말씀하셨던 것은 꿀 발린 말에 불과한 것입니까?

 

3. 더 놀라운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도 하지 못한 일을 홍 대표께서는 일사천리로 하고 계신다는 점입니다. 양대지침을 폐기하셨다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지침이 아니라 아예 법에 명기를 하셨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그렇게 하고 싶어 했지만, 하지 못했던, 그래서 행정지침으로 강행했던, 바로 그 법 개악을 홍 대표께서 해내셨습니다.

 

최저임금법 개악이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면서도 영세소상공인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라니, '수메르 현대언어' 같은 참 난해한 어법입니다. 맥락으로 짐작해보건대, 겉으로는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한 것처럼 보이게 하더라도 실제 인상률은 낮추겠다는 걸로 읽힙니다. 이것을 최저임금 삭감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왜 호도인가요? 그리고 홍 대표 의중을 최대한 감안해서 이해해보더라도, 이번 법 개악으로 도움을 받는 소상공인은 그나마 상여금 300%라도 지급할 여력이 있는 계층이지요. 딱 최저임금만 지급하고 있던 '영세'소상공인들에게는 어떤 이득이 돌아가나요?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것은 홍 대표입니다.

 

중소상공인들은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중소상공인들이 어려운 것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 아니라 카드수수료, 가맹비, 임대료 같은 지출 때문이라고요. 민주노총전북본부와 중소상공인 대표 단체가 더불어민주당전북도당과 간담회도 가졌었는데, 전북도당에서 홍 대표께 전달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4. 노동존중.. 좋은 말입니다. 노동존중사회라면 노동 무시보다는 훨씬 좋은 세상이겠죠. 그런데 홍대표의 노동존중은 어떤 노동존중인가요? 며칠 전에는 양대 노총의 조직률은 10.2%에 불과하니 국회가 미조직 노동자를 생각하겠다고 말하셨다죠. 국회가 미조직 노동자들을 생각한다면 해야할 일은 그들에게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국회가 대한민국 689만 개 현장을 일일이 다 방문하며 챙길 게 아니라면 말이죠. 직장갑질119라는 채팅방이 있습니다. 1시간만 들어가 있어 보면, 법으로 현장을 바꾼다는 게 얼마나 허황된 말인지 알게 되실 겁니다. 좋아진 법은 꼼수로 무력화되고, 나빠진 법은 득달같이 적용되는 것이 노동 현장입니다.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헌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3권'이라해서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홍 대표께서는 노총의 조직률이 낮으니 노총의 대표성을 더 약화시켜야 한다는 본말이 전도된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홍 대표의 그러한 인식이 한국 사회에서 노동3권 보장을 더 요원하게 만들고, 그러면 미조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기는 더 어려워지게 되겠죠. 이런 노동존중을 원하시는 걸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5. 엊그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통상임금 산입범위와 연계시키겠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양대노총이 4월에 이야기할 때는 보기좋게 걷어 차시더니, 이제와서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여론을 호도하려 하지 말고, 잘못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사과를 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드시길 바랍니다. 진심어린 충고입니다.

 

2018년 6월 2일

민주노총전북본부 정책국장 강문식

 

추신 : 그날 더민주당 무슨 간부인가 하는 사람이 민주노총 본부장은 자기랑 급이 맞으니 홍 대표가 아니라 자기랑 이야기하자고 하더라구요? 저나 홍 대표나 같은 국민이고 헌법 앞에 평등한 인간이죠. 홍 대표는 제 급이어서 제가 회신 보내는 것이니 건방지다 생각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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